차량도 수명이 다해간다.
비가 오고 날씨가 선선해졌다.
새벽에 나올 때는 조금 쌀쌀한 느낌마저 들었다. 첫사랑의 쌀쌀맞은 표정이랄까?^^
차량을 타는데 계기판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앞쪽 우측 타이어의 바람이 절반정도 빠져있었다.
새벽이라 차량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 우선 천천히 회사로 이동했다.
정말로 다행인 건 이동하면 할수록 다시 공기압력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걱정과 우려의 순간이 현실이 되지 않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차량서비스를 받았다.
나사가 바퀴에 박혀있어 제거 후 펑크를 때웠다. 또한 타이어 상태가 너무 안 좋다며 교체를 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며 안내해 주셨다.
고마움의 인사를 하고 차량에 앉아 타이어교체 비용에 대해 알아봤다. ㅠㅠ 무리가 되는 금액이라 당장은 할 수 없고 급여날까지 며칠 기다리기로 했다. 문득 벌초 때가 생각났다. 산중턱까지 시멘트 포장이 되어있어 차를 몰고 올라갔는데 마지막지점에서 바퀴가 빠졌다. 헛돌기에 연기까지 뿜으며 결국 탈출에 성공했지만 타이어는 시멘트에 많이 갈려버린 후였다.(조금 과장하자면 불안 난 게 다행일 정도이다.)
하루의 업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내의 부탁을 받고 며칠 전 방문했던 이가네해장국집 곱창해장국 2인분을 포장했다.
하루의 긴장감이 풀려서 그런 개눈 감추듯 소주와 함께 사라졌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국물만 남아있었다.
아내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국물을 반쯤 졸이다 남았을 때 밥을 넣고 뽁아 주었다. 모든 피로가 다 풀리는 듯한 맛이었다.
나의 하루를 조이고 푸는 것 또한 내 안에 있다는 걸 볶음밥을 먹으며 알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 음식이란 하루를 푸는 열쇠와도 같은 거 같다.
빨리 급여날이 오길 바라며 하루를 마감해 본다.